중고 CD
한밤중에 '펑!'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 난 CD... 대체 무슨 일?
새벽 2시, 고요한 집 안에는 친구와 나 둘뿐이었다. 나는 깊이 잠들어 있었고, 친구는 더워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그날은 휴일 전날이라 늦게까지 여유를 부리고 있었던 터였다.
그때였다. 갑자기 "펑!" 하는 굉음과 함께 친구의 비명이 집 안을 뒤흔들었다. 나는 비몽사몽한 상태에서 무슨 일인가 싶어 멍하니 있었지만, 곧 친구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뭐야, 무슨 소란이야?"라며 몸을 일으켰다.
친구는 바닥을 가리키며 심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저거... 저거!"라고 외쳤다. 나도 그제야 시선을 따라 바닥을 보았다. 거기엔 산산조각이 난 CD 한 장이 흩어져 있었다. 나는 순간 바퀴벌레라도 나왔나 싶었지만, 그건 평범한 CD였다. 그런데 CD는 바닥에 떨어져 터지듯 산산이 부서져 있었다.
"야, 네가 이거 부순 거냐?"라고 묻자, 친구는 겁에 질린 얼굴로 대답했다.
"내가 무슨 힘으로 CD를 이렇게 부수겠냐! 갑자기 깨졌다고!"
나는 당황했지만 어쨌든 파편을 주워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 이 CD는 바로 그날 오후 중고 CD 가게에서 사온 것이었다. 친구와 장난 삼아 들어보자며 틀었던 CD였다.
우리는 그 CD를 저녁에 함께 들었었다. 첫 트랙은 내가 좋아하던 평범한 밴드의 곡이었고, 추억에 잠겨 듣고 있었다. 그런데 한 다섯 번째 곡쯤 되자 갑자기 음악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목소리가 낮고 기괴하게 변하며 마치 신음하는 것처럼 들렸고, 우리는 이상한 기분이 들어 재생을 멈췄다. 당장 버릴까 했지만, 다른 친구들에게 들려주려고 선반 위에 올려둔 상태였다.
그 CD가 갑자기 바닥에 떨어져 깨진 것이었다. 나는 중얼거렸다.
"아, 그냥 떨어져서 깨졌나 보네. 다른 애들한테 들려주려고 했는데."
그러나 친구의 얼굴은 여전히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야, 너 CD 부숴본 적 있어?"
친구가 갑자기 물었다.
"아니, 없는데?"라고 대답하자, 친구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나 옛날에 CD를 부러뜨려 보려고 했었는데, 그거 진짜 잘 안 깨진다. 아무리 힘을 줘도 구부러지기만 하고 잘 깨지지 않거든."
나는 여전히 이해가 안 돼서 "그래서 뭐?"라고 되물었다.
친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CD가 선반에서 떨어졌다고 이렇게 산산조각이 날 리가 없잖아. 게다가, 분명히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하듯 깨졌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잖아."
그 말을 듣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CD가 단순히 떨어져서 깨진 게 아니라는 사실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 CD는 정말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그 조각들을 손으로 주워 모으고 있었던 게 현실이라는 게 실감 나지 않았다.
"도대체 왜 터진 거지?"
나는 혼란스러운 마음에 물었지만, 친구는 답을 하지 못했다. 다만 우리가 동시에 그 이상한 '펑' 소리를 들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을 뛰쳐나가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사람 많은 곳에 가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날 밤의 진상은 아직도 알 수 없다. 그 CD가 왜 갑자기 폭발하듯 깨졌는지, 그 음산한 음악과 무슨 연관이 있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나는 그 후로 중고 물건을 사는 것이 두려워졌다. 도대체 그 CD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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