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매매를 당할뻔했던 기억
예비군 끝나고 인신매매 당할 뻔한 썰… 이게 실화라고?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집에 가던 날, 지금도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날은 구파발역에서 내려 술이 덜 깬 상태로 담배를 한 대 피우며 여친과 문자를 주고받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아버지뻘로 보이는 나이 지긋한 분이 다가와 담배 한 대를 빌려달라고 하셨죠. 나름 경계심 없이 담배도 드리고 불도 붙여드렸습니다. 그런데 고맙다는 말을 하시며 제 옆에서 계속 담배를 피우더군요.
이내 그분이 제게 말을 걸었어요.
"내 또래 아들이 있는데, 술에 취해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고 폭력까지 휘둘러서 도망 나왔다."며, "군복 입은 걸 보니 듬직해 보여서 그런데, 같이 가서 아들 상태 좀 봐줄 수 있겠냐?"고 부탁하는 겁니다. 당시 술기운도 있고, 별 의심 없이 그를 따라나섰습니다.
그런데 점점 어두운 골목길로 접어들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남자 둘이 앞에서 걸어오더군요. 순간, 그 아저씨가 칼을 꺼내 제 배에 들이대면서 두 남자가 제 양팔을 붙잡았습니다. 칼을 들이댄 사람은 제 입에 천을 억지로 밀어넣고 "뱉으면 배에 구멍 날 줄 알아."라며 협박했습니다. 솔직히 그때 진짜 무서웠습니다. 눈물 나올 것 같더군요. 이렇게 인신매매에 당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키 180에 몸무게 80kg 정도 나가니 나름 덩치가 있는 편인데, 3명이 압박하니 저항할 틈이 없었죠. 그런데 갑자기 머릿속이 번쩍하며 ‘여기서 끝이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팔에 힘을 좀 빼고 휴대폰을 움켜쥔 채 때를 기다렸습니다. 마침 그중 한 명의 팔 힘이 살짝 느슨해진 순간, 있는 힘껏 팔을 뿌리치며 휴대폰 안테나로 칼 든 놈 얼굴을 내리쳤습니다.
그 후엔 무작정 달렸습니다. 목청껏 소리 지르면서요. 뒤에서 한 명이 쫓아오는 게 느껴졌지만, 다른 두 명이 어디로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더 무서웠습니다. 간신히 큰길로 빠져나가 근처 편의점에 뛰어들었습니다. 편의점에 있던 남자 손님과 알바생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경찰을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정신이 좀 들고 보니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은 안테나가 부러져 피투성이였어요.
경찰이 도착하자마자 놈들은 도망갔습니다. 잡을 수 있을까 잠깐 생각했지만, 또다시 칼을 맞을까 두려워 그냥 포기했습니다. 나중에 경찰과 함께 그 골목을 다시 가보니 정말 아찔한 경험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상황을 떠올리면 소름이 돋습니다. 영화에서나 보던 칼이 실제로 내 배에 닿았을 때의 공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죠. 남자라고 방심하면 안 됩니다. 자신만의 호신법을 꼭 염두에 두세요. 저처럼 운이 좋지 않았다면, 진짜 이종격투기 선수라도 당했을 겁니다. 꿈 같은 이야기가 아니에요, 이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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