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아오는 여자
[10분 거리 합숙지에서 벌어진 기묘한 사건, 여동생의 SOS]
몇 년 전, 초등학교 저학년이던 내 여동생이 학교에서 주최한 합숙에 참가하게 되었다. 학교 측에서는 자연과 완전히 맞닿은 곳에서 열리는 합숙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이 인공적으로 조성한 장소였다. 다행히 우리 집에서 차로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였다.
합숙 첫날 밤, 여동생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벌써 향수병 걸린 거야?"라고 놀리며 전화를 받았지만, 여동생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계속 이상한 게 보여..."라는 말을 듣자, 나도 순간 당황스러웠다. 우리 가족, 특히 어머니와 나는 원래부터 영감이 강하고 예민한 편이었고, 여동생 역시 거짓말을 하는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신경이 쓰였다. 그날은 너무 늦어서, 다음날 어머니와 함께 여동생을 보러 가기로 약속했다.
다음 날 밤, 우리는 여동생이 있는 합숙지로 향했다. 여름밤이었지만, 도착하기도 전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는데도 공포가 느껴진 것은 처음이었다. 차로 포장되지 않은 산길을 따라 들어가는데, 갑자기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쪽을 힐끔 보니, 멀리서 희미하게 반투명한 여자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느낌에 나는 겁을 먹고 그 자리에서 돌아섰다. 어머니와 함께 급히 차로 돌아와 시동을 걸려고 했지만, 차는 요지부동이었다. 아무리 시도해도 차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 순간, 그 여자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기분이 들었다. 두려움이 몰려와 나는 눈을 꼭 감고 말았다.
그러던 중 철썩철썩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눈을 떠 보니, 그 여자가 차 앞유리에 손바닥을 붙여 두드리고 있었다. 그 순간의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그저 떨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잠시 후, 여자는 사라졌고, 갑자기 차의 시동이 걸렸다. 어머니와 나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여동생을 만나지도 못한 채 서둘러 집으로 도망쳤다.
그 후, 우리가 아는 영매사에게 이 일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했다. 영매사는 이틀 뒤 우리가 그 여자를 처음 목격한 장소로 찾아갔고, 그곳에서 백골이 된 사체가 발견되었다. 그녀가 우리의 도움을 구했던 것인지, 아니면 우리를 길동무로 삼으려 했던 것인지는 끝내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날의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공포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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